세컨드라이프 랩 인사이트 20

낯선 자리일수록 커피부터 찾는 이유

돌이켜보면 낯선 자리에서 만날 장소를 정하는 일은 늘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선배를 만날 때는 선배가 먼저 카페를 이야기했고,후배를 만날 때는 제가 먼저 카페를 이야기했습니다. 누가 정하든 결론은 같았습니다. 낯선 자리에서는 늘 커피였습니다처음 만나는 사람, 업무 미팅, 상담, 거래처와의 자리. 이런 자리에서 어디서 볼지 고민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카페였고, 이건 저만의 습관이라기보다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왜 하필 커피였을까가장 큰 이유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식사 자리를 정하려면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는 그걸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음식 취향이 뚜렷한 상대라면 식당을 잘못..

7월 한달, 이 정도로 흔들려보니 예전에 정리했던 기준이 다시 보였다

7월은 조용한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번갈아 발동됐고, 7월 28일에는 하루 만에 10%가 넘게 빠졌습니다. 다음 날에는 코스피 역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걸렸습니다. 그렇게 무너지던 지수가 7월 마지막 날에는 하루 만에 17.91% 뛰어올랐습니다. 이걸로 끝인가 싶었지만 8월 3일 다시 5% 넘게 빠졌고, 이 글을 쓰는 8월 4일 오늘도 지수는 오르내리는 중입니다. 주식을 시작한 뒤로 이 정도 변동성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흔들려보니, 오히려 예전에 정리했던 기준이 다시 보였습니다. 7월부터 8월까지, 끝없이 흔들린 지수7월 초부터 사이드카는 반복해서 발동됐습니다. 7월 중순에는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하나도 발동되지 않은 날을 찾기가 오히려 어..

친해질수록 커피를 덜 권하게 되는 이유

"커피 드시겠어요?" 이 말은 유독 특정한 자리에서만 제 입에서 나왔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업무 미팅, 격식이 필요한 자리. 그런 자리에서는 늘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득 이상한 걸 깨달았습니다. 정작 친한 친구나 편한 동료, 오래된 지인을 만날 때는 이렇게 물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뭐 마실래?"라고 물었습니다. 카페에 가는 건 똑같은데, 묻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처음 만나거나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늘 "커피 드시겠어요?"였습니다돌이켜보면 이 표현을 쓴 자리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상대와의 거리가 아직 가깝지 않거나, 자리 자체에 어느 정도 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마실 것 하나를 정하는 데도 상대가 고민하게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구..

커피는 시간을 사는 음료일까: 20대의 커피, 지금의 커피

지금 이 글을 쓰는 제 옆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언제부터 이랬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문득 이 습관이 언제 시작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커피는 원래 잠을 쫓기 위한 것이었습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시작은 고등학생 때였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잠을 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커피는 맛도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졸음을 이기기 위한 각성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미팅과 소개팅, 그리고 시간을 때우기 위한 커피1990년대 중반, 대학생이 되면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잠을 쫓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팅이나 소개팅 같은 자리에서, 혹은 딱히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 시절 카페는 지금과 ..

"커피 드실래요?"라는 말이 배려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미팅이든 약속이든, 제 제안은 늘 카페였습니다저는 20대 초반부터 커피를 좋아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있습니다. 한창 많이 마실 때는 아침에 두 잔, 오후에 두 잔이 기본이었고, 외부 미팅이 있거나 시간에 여유가 있을 때는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를 만날 때도 늘 같은 말을 했습니다. "커피 드실래요?", "카페에서 만날까요?"업무 미팅이든 지인과의 약속이든, 저에게 카페는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제안이었습니다. 대인 관계에서도, 업무를 풀어가는 자리에서도 커피는 저에게 상당히 유용한 도구였습니다. 좋아서 권한 것이, 배려라고 착각한 것은 아니었을까그런데 얼마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늘 좋은 의도로 그..

나이 듦에 필요한 것은 꾸밈보다 정돈감이다

이 시리즈를 시작할 때는 사실 대단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거울 앞에서 느낀 어색함, 옷차림에 대한 고민, 선크림 하나가 왜 그렇게 귀찮았는지, 배가 나오는 게 살이 찌는 문제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순간, 그리고 나이 들며 달라진 몸 냄새까지. 40대 후반을 지나며 하나씩 떠오르는 대로 정리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다섯 편을 쓰고 다시 읽어보니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계속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왜 자기관리를 '꾸밈'으로만 생각했을까1편에서 이야기했지만, 30대까지 저는 외모 관리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자기관리를 꾸미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화장품을 여러 단계로 바르고, 유행하는 옷을 챙기고, 몸을 ..

냄새 관리는 향기보다 배려에 가깝다

엘리베이터나 좁은 대기실에서, 나이 지긋하신 분 옆에 섰을 때 묘하게 풍기는 특유의 냄새를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딱히 안 좋은 감정이 드는 건 아닌데도, 그 순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 냄새가 나는지 궁금해져서 유튜브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크게 두 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나는 나이 들며 호르몬과 노폐물 배출 방식이 달라져서 생기는 냄새라는 쪽이었고, 다른 하나는 씻는 게 귀찮아지면서 위생 관리가 느슨해진 결과라는 쪽이었습니다.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지만 둘 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냄새는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대를 지나면서 저 역시 같은 변화를 겪고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원인은 하나가 아니다나이 들면..

배가 나오는 변화는 몸매보다 생활 리듬의 신호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그중에는 유독 배가 많이 나오고 살이 붙은 분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속으로 '미팅이다 회식이다 하면서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술자리도 잦아지니 어쩔 수 없겠지'라고 이해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해하고 넘어가다가도 문득 다른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술을 조금만 줄이고, 늦은 시간 야식을 참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면 저렇게까지는 안 될 텐데, 왜 저렇게 자기 관리를 못 하는 걸까'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신입사원 면접 자리에서 이런 마음이 더 뚜렷해질 때가 있습니다. 면접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자기 관리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면 선발을 한 번 더 주저하게 됩니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이 사..

40대 남자 피부 관리, 선크림부터 시작해도 충분한 이유

남자에게 피부 관리라고 하면 왠지 복잡하고 낮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스킨과 로션 정도는 익숙하지만, 그다음부터는 부담스럽습니다. 에센스, 앰플, 크림, 레티놀, 비타민C 같은 단어가 나오면 시작하기도 전에 귀찮아집니다. 저도 예전에는 피부 관리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스킨과 로션만 바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그 이상은 나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일처럼 느꼈습니다. 그런데 40대 후반이 되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피부 관리는 무언가를 많이 바르는 일이 아니라, 매일 얼굴에 쌓이는 자극을 줄이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 있습니다. 저는 40대 남자 피부 관리는 선크림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선크림 바르는 것이 정말 싫었다지금은 선크림을..

나이가 들수록 옷차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유

나이가 들수록 옷차림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젊을 때는 옷을 조금 편하게 입어도 크게 어색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몸의 생기나 표정, 자세가 어느 정도 전체 인상을 받쳐주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옷차림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상대와의 만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활이 어느 정도 정돈되어 있는지가 옷차림을 통해 먼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옷차림을 그저 겉모습의 문제로만 생각했습니다.하지만 40대 후반이 되면서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신경 써주셨던 옷차림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제가 입는 옷에 꽤 신경을 쓰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유치원과 국민학교를 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