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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마신 커피는 얼마나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JS:) 2026. 8. 10. 20:15

최근 커피를 마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마신 수많은 커피 중에, 온전히 저 혼자를 위해 마신 커피는 얼마나 됐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볼수록 생각보다 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마신 커피, 대부분은 회사 안에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마신 커피의 대부분은 어떤 자리에 속해 있었습니다. 출근길에 들르는 카페, 미팅 전에 나누는 한 잔, 거래처를 만날 때 자연스럽게 시키는 커피, 동료와 잠깐 숨 돌리며 마시는 커피. 이런 커피는 저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회사와 동료와 관계라는 맥락 안에 있었습니다.

 

정작 아무도 없이, 오직 저를 위해서만 마신 커피가 얼마나 됐는지 세어보니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제 삶의 많은 시간이 조직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회사를 떠나며 그 커피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회사를 떠나고 나서 가장 먼저 달라진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출근길의 커피, 미팅 전의 커피, 거래처와의 커피. 이런 자리에서 마시던 커피는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애초에 그 자리 자체가 없어졌으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혼자 즐기는 커피의 시간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조용히 앉아 커피 한 잔을 온전히 즐기는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전체로 보면 마시는 양도, 시간도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줄었습니다. 늘어난 혼자만의 시간을 다 더해도, 사라진 회사 안의 시간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셈입니다.


어쩌면 이 취향도 그곳에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 시리즈에서 30대부터 커피 맛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짐작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워낙 자주, 많이 커피를 접하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 맛에 익숙해지고, 그게 어느새 제 취향이 되어버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 취향을 갖게 된 것도, 그것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것도 결국 회사 안에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회사가 저에게 커피라는 취향을 만들어줬고, 그 안에 있는 동안 실컷 즐길 수 있게 해준 셈입니다.


마무리

그동안 마신 커피의 많은 부분은, 사실 제가 아니라 그 자리가 마신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줄어든 것은 커피의 양이 아니라, 제가 속해 있던 자리의 크기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시 회사에 속하게 될지, 아니면 지금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이어가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답과 상관없이, 저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좋은 취향 하나를 갖게 된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의 커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커피,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하는 커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올 때, 이런 순간들을 마음껏 누려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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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시리즈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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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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