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회고 2

그동안 내가 마신 커피는 얼마나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최근 커피를 마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마신 수많은 커피 중에, 온전히 저 혼자를 위해 마신 커피는 얼마나 됐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볼수록 생각보다 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마신 커피, 대부분은 회사 안에 있었습니다돌이켜보면 제가 마신 커피의 대부분은 어떤 자리에 속해 있었습니다. 출근길에 들르는 카페, 미팅 전에 나누는 한 잔, 거래처를 만날 때 자연스럽게 시키는 커피, 동료와 잠깐 숨 돌리며 마시는 커피. 이런 커피는 저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회사와 동료와 관계라는 맥락 안에 있었습니다. 정작 아무도 없이, 오직 저를 위해서만 마신 커피가 얼마나 됐는지 세어보니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제 삶의 많은 시간이 조직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구..

커피는 시간을 사는 음료일까: 20대의 커피, 지금의 커피

지금 이 글을 쓰는 제 옆에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놓여 있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언제부터 이랬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문득 이 습관이 언제 시작됐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커피는 원래 잠을 쫓기 위한 것이었습니다기억을 더듬어보면 시작은 고등학생 때였습니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잠을 쫓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커피는 맛도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졸음을 이기기 위한 각성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미팅과 소개팅, 그리고 시간을 때우기 위한 커피1990년대 중반, 대학생이 되면서 커피를 마시는 이유가 달라졌습니다. 더 이상 잠을 쫓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팅이나 소개팅 같은 자리에서, 혹은 딱히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때우기 위해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 시절 카페는 지금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