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준정리 7

주식 매매 횟수가 늘면 왜 수익률이 낮아질까

계좌를 열어 최근 몇 달 거래 내역을 내려본 적이 있습니다. 스크롤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습니다. 한 번 한 번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실적이 안 좋아 보여서 팔았고, 좋은 소식이 나와서 샀고, 너무 오른 것 같아서 정리했습니다. 그때마다 나름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주 사고판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됐는지는 따로 확인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개별 거래가 맞았는지는 따져봐도, 거래 횟수 자체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는 잘 보지 않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연구가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수수료 때문이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매매가 잦으면 손해라는 말은 보통 거래비용으로 설명됩니다.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와 세금이 빠져나가니 수익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국..

왜 "국채금리 5%"가 투자자에게 기준선이 되는가

최근 한 달 사이 금리 이야기를 여러 번 적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부터 미국 10년물과 30년물의 차이, 이번 FOMC가 한 번으로 끝날지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금리가 지금 주가를 누르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입니다. 유가가 오르고 물가가 따라 오르고, 그 압력이 금리로 넘어오는 흐름이 몇 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14일 한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연준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는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먼저 5%를 넘었습니다. 뉴스가 '금리'라고 부르는 두 숫자 기준금리는 연준이 회의에서 정합니다. 사람들이 모여 표결로 결정하는 숫자입니다. 반면 국채금리는 아무도 정하지 않습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과정에서 매겨지는 값입니다. 채권을..

로보티즈 완판 뉴스, 대량 생산으로 읽으면 놓치는 것

로보티즈 주가가 지난 9월 4일 장 초반 22% 넘게 오르며 30만 원선을 넘어섰습니다. 2분기 흑자전환 소식에 더해, 11월부터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 K1'을 정식 판매하는데 초기 물량이 이미 완판됐다는 소식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런데 초기 생산능력은 월 10대 안팎입니다. 판매 대상도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개발용 시장으로 제한돼 있습니다. '완판'이라는 단어는 규모를 알려주지 않는데, 헤드라인에서는 가장 크게 보입니다. 자료를 확인하면서 다시 보게 된 지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로보티즈의 2026년 상반기 액추에이터 매출은 266억 원으로, 연결 매출의 97.99%를 차지합니다. 2분기 매출 154억 원과 영업이익 20억 원을 만든 것도 완판된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중국과 북미로 나간..

이번 FOMC 금리 인상? 한 번으로 끝날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9월 FOMC 금리 인상 확률이 86%를 넘었습니다. 인상 여부보다 중요한 건 이번 한 번으로 끝나는지인데, 이번엔 점도표로 확인해야 합니다.한국시간 9월 17일 새벽 3시에 FOMC 결과가 나옵니다. 시장은 이미 금리 인상 확률을 86%대로 보고 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지만, 변동성이 큰 항목을 뺀 근원 물가가 더 높게 나오면서 확률이 한 번 더 올랐습니다. 그래서 지금 정해둘 것은 올릴지 말지가 아닙니다. 결과를 보고 무엇을 판단할지입니다. 한 번 올리는 것과 계속 올리는 것, 뭐가 다를까요금리를 올린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것이 한 번으로 끝나는지가 시장에는 더 큰 문제입니다. 이번 한 번으로 마무리된다면 시장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흐름을 이어갈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앞으로..

지난달 수익률 가장 높았던 ETF를 뒤늦게 따라 살 때 놓치는 것

1개월 수익률만 보고 ETF를 따라 사면 순환매의 끝자락을 잡을 수 있습니다. 6개월·1년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지난달 수익률이 유독 좋았던 ETF를 보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8월만 해도 코스닥 관련 상품이 한 달 새 30% 넘게 올랐고, 화장품과 금 관련 상품도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런 숫자를 보면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무엇을 말해주는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1개월 수익률이 높다는 건, 그 한 달 동안 시장의 돈이 마침 그 업종으로 몰렸다는 뜻입니다. 8월 시장이 그랬습니다. 반도체에서 화장품으로, 다시 바이오와 금으로 주도 업종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이런 장세를 순환매라고 부릅니다. 한 업종이 오르면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미국배당다우존스와 커버드콜 ETF, 차이를 알면 담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미국배당다우존스와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이 나오는 곳이 다릅니다. 두 유형의 차이와 함께, 그 차이가 왜 계좌 안에서 맡을 역할까지 정하는지 정리했습니다.배당 ETF를 찾아보면 미국배당다우존스와 커버드콜 ETF가 나란히 뜹니다. 그런데 분배율을 보면 한쪽은 3% 안팎이고 다른 쪽은 두 자리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배당 상품처럼 보이는데 숫자가 세 배 넘게 벌어집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차이를 상품의 우열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확인해보니 두 상품은 애초에 분배금이 나오는 곳이 달랐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상품이었습니다. 분배금은 어디서 나올까미국배당다우존스는 Dow Jones U.S. Dividend 100 지수를 따라갑니다. 배당을 꾸준히 늘려온 미국 기..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정리한 기준

회사를 다니면서 틈틈이 주식을 사왔지만, 돌아보면 저에게는 판단의 순서라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누군가 좋다고 하면 관심이 갔고, 뉴스에 이름이 나오면 그대로 매수 버튼을 눌렀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사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흔들렸고, 그러면 뚜렷한 이유 없이 2년이고 3년이고 붙들고 있다가 결국 지쳐서 팔아버리는 흐름이 반복됐습니다. 그때는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투자 공부를 미뤘습니다. 분위기를 따라 사고, 떨어지면 버티고, 다시 좋아 보이는 이야기가 들리면 관심을 갖는 식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문제는 종목을 잘못 고른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더 컸던 문제는, 왜 사는지, 얼마까지 버틸 수 있는지, 오래 가져갈 수 있는 방식인지를 정리하지 않은 채 사고팔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