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우리 3

그동안 내가 마신 커피는 얼마나 나를 위한 것이었을까

최근 커피를 마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마신 수많은 커피 중에, 온전히 저 혼자를 위해 마신 커피는 얼마나 됐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볼수록 생각보다 적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동안 마신 커피, 대부분은 회사 안에 있었습니다돌이켜보면 제가 마신 커피의 대부분은 어떤 자리에 속해 있었습니다. 출근길에 들르는 카페, 미팅 전에 나누는 한 잔, 거래처를 만날 때 자연스럽게 시키는 커피, 동료와 잠깐 숨 돌리며 마시는 커피. 이런 커피는 저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회사와 동료와 관계라는 맥락 안에 있었습니다. 정작 아무도 없이, 오직 저를 위해서만 마신 커피가 얼마나 됐는지 세어보니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제 삶의 많은 시간이 조직과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운 구..

낯선 자리일수록 커피부터 찾는 이유

돌이켜보면 낯선 자리에서 만날 장소를 정하는 일은 늘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선배를 만날 때는 선배가 먼저 카페를 이야기했고,후배를 만날 때는 제가 먼저 카페를 이야기했습니다. 누가 정하든 결론은 같았습니다. 낯선 자리에서는 늘 커피였습니다처음 만나는 사람, 업무 미팅, 상담, 거래처와의 자리. 이런 자리에서 어디서 볼지 고민한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카페였고, 이건 저만의 습관이라기보다 대부분이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왜 하필 커피였을까가장 큰 이유는 부담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식사 자리를 정하려면 상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보다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는 그걸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음식 취향이 뚜렷한 상대라면 식당을 잘못..

친해질수록 커피를 덜 권하게 되는 이유

"커피 드시겠어요?" 이 말은 유독 특정한 자리에서만 제 입에서 나왔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업무 미팅, 격식이 필요한 자리. 그런 자리에서는 늘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문득 이상한 걸 깨달았습니다. 정작 친한 친구나 편한 동료, 오래된 지인을 만날 때는 이렇게 물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뭐 마실래?"라고 물었습니다. 카페에 가는 건 똑같은데, 묻는 방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처음 만나거나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늘 "커피 드시겠어요?"였습니다돌이켜보면 이 표현을 쓴 자리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상대와의 거리가 아직 가깝지 않거나, 자리 자체에 어느 정도 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마실 것 하나를 정하는 데도 상대가 고민하게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