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2

러닝, 숫자에서 조금 멀어지니 다시 보이는 것들

얼마 전, 열흘 가까이 이어졌던 무기력에서 벗어나려고 다시 러닝화를 신었던 이야기를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리듬을 다시 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모든 게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일단 다시 뛰었다는 사실 하나가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오늘도 그 리듬을 이어가려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쉬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1시간 좀 넘게 내리던 비가 그쳤습니다. 잠시 고민은 했지만 주저 없이 옷을 갈아입고 신발끈을 조여맸습니다.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분주했습니다. 한강이 가까워질수록 그 분주함은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한강에서 달리는 동안 들리는 건 제 숨소리, 운동화가 바닥에 닿는 소리, 새소리, 그리고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

회복은 불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며칠 전,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다시 열어봤습니다. 「무가치함은 사실이 아니라, 상실의 시기에 생기는 해석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준 문장이었고, 그때는 이 글 하나로 꽤 오래 버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데도 그때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장은 그대로인데, 그 문장을 읽는 제 쪽이 그때와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 글을 쓰게 된 배경은 오른쪽 어깨와 팔 부상이었습니다. 다치고 나서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몸은 이제 거의 다 회복됐지만, 예전에 하던 일은 이 몸으로 다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수입이 줄고 사람 만나는 일도 뜸해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보려고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3개월 전, 그 상실감 한복판에서 저 문장을 찾아냈고, 그 문장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