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19

회사는 왜 자기 주가를 신경 쓸까 — SK하이닉스가 40조를 쓴 이유

주가가 올라도 회사는 돈을 벌지 않는데 왜 자사주를 사서 없앨까요. 회사가 주가를 신경 쓰는 네 가지 이유와, SK하이닉스가 40조원을 쓴 배경을 정리했습니다.지난 글에서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한 결정을 정리하면서, 하나의 의문이 남았습니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면 주가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주가가 오른다고 회사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40조원이나 쓰는 걸까요. 주가가 올라도 회사가 버는 것은 없습니다주가가 오르면 회사 가치가 올라가니 회사에도 좋은 일이라고 정리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궁금증이 남습니다. 주식은 회사가 상장할 때 한 번 팔고 나면, 그 뒤로는 투자자들끼리 사고파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

SK하이닉스 자사주 소각, 배당과 무엇이 다를까

2026년 8월 19일, SK하이닉스가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발표 전까지 시장에서는 배당 확대도 함께 나올 것으로 봤지만, 이번 방안에서 배당은 빠졌습니다. 배당이 더 확실한 주주환원이라고 생각했던 터라 이 결정이 의외로 보였는데, 두 방식의 성격을 따라가 보니 애초에 목적이 다른 도구였습니다. 배당과 소각은 무엇이 다를까배당은 회사가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직접 나눠주는 것입니다. 지급되는 순간 주주 손에 현금이 들어옵니다. 반면 소각은 돈이 아니라 주식을 움직입니다.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인 뒤 아예 없애버리는 방식입니다.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남은 주주들의 지분율과 주당순이익..

LG이노텍 MSCI 편입, 지금 따라 사도 될까

LG이노텍이 2026년 8월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됐지만 리밸런싱 당일 주가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편입 뉴스를 볼 때 확인할 일정과 수익률 구간을 정리했습니다.2026년 8월 13일, LG이노텍이 MSCI 한국 스탠다드 지수에 새로 편입됐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기판주가 부각되며 시가총액이 편입 기준선을 넘어선 결과입니다. 그리고 오늘 8월 31일이 실제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날입니다. 글로벌 자금이 새로 들어오는 날이니 주가가 오를 것 같지만, 이날 오전 LG이노텍은 오히려 한때 5% 넘게 밀렸습니다. 편입 뉴스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이 장면부터 읽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MSCI편입은 무엇이 바뀌는 것일까MSCI 지수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추종하는 지수입니다. 편입되면 이 지..

VKOSPI가 뭐길래 한 달 내내 증시를 흔들었을까

6월부터 8월까지 국내 증시는 하루에 몇 퍼센트씩 오르내렸습니다. 계좌를 열어볼 때마다 숫자가 달라져 있었으니 변동성이 크다는 건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기사에 계속 등장하던 VKOSPI라는 이름은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시장이 흔들린다는 건 체감하고 있었는데, 그 흔들림이 이미 매일 숫자로 산출되고 있다는 건 이번에 확인했습니다. VKOSPI는 무엇을 재는 숫자일까VKOSPI는 한국거래소가 2009년부터 산출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입니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앞으로 30일 동안의 예상 변동폭을 지수로 나타냅니다. 미국의 VIX(S&P500 변동성지수)를 국내 시장에 맞춰 만든 지표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이 지수는 흔히 공포..

유니트리 46% 급락, 매출을 뜯어보니 보이는 것

지난 글에서 유니트리 상장을 짚으면서, 첫날 460% 급등 뒤 이틀째 18.7% 하락했다고 썼습니다. 그 하락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26일 종가는 591.53위안으로, 상장 첫날 장중 고점 1100위안 대비 46.2% 떨어졌습니다.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 2,056억 위안, 우리 돈 약 40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수급 영향이 컸습니다. 상장 초기 유통 가능 주식이 전체의 7.44%뿐이어서 애초에 오르기 쉬운 구조였고, 그만큼 내려오는 것도 빨랐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그 다음입니다. 상장 전 증권사들이 매긴 적정 시가총액은 1,000억 위안 안팎이었는데, 46% 떨어진 26일 시가총액도 약 2,393억 위안입니다. 반토막이 나고도 여전히 적정 평가치의 두 배가 넘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격차를 만들었을까..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빠졌다면, 사야 할까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빠진 종목, 지금 사도 될까요. 싸 보이는 주식과 실제로 싼 주식을 나누는 세 가지 질문을 정리했습니다.앞선 두 글에서 실적과 주가가 따로 움직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좋았지만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주가가 눌렸고, 그 금리도 만기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까지 정리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도 되는 걸까요. 싸 보이는 주식이 다 싼 것은 아니다실적은 그대로인데 주가만 빠졌다면 싸졌다고 느끼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보이는 주식에는 아래의 두 종류가 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하나는 회사에는 변화가 없는데 바깥 사정 때문에 밀린 경우입니다. 금리가 오르거나, 대규모 청산이 나오거나, 지정학..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 뭐가 다르고 뭘 봐야 할까

미국 국채금리는 만기마다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10년물과 30년물이 각각 무엇을 반영하는지, 금리 뉴스에서 어느 숫자를 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금리 뉴스가 나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국내 주식을 흔드는 쪽은 미국 국채금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8월 기준,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5.2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갈 것이 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는 한 종류가 아닙니다. 2년물, 5년물, 10년물, 30년물처럼 만기별로 여러 개가 있고, 만기마다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이 중에서 주식 투자자가 눈여겨볼 것은 10년물과 30년물입니다. 다만 그 차이를 보기 전에,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말부터 정리하고 가겠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빠지는 이유 (미국 국채금리)

반도체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왜 이렇게 흔들릴까요. 이 글은 그 배경에 있는 미국 국채금리와 할인율의 관계를 쉽게 풀어봅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역대급 실적을 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반대의 장면이 펼쳐졌습니다.삼성전자는 장 초반 4%대까지, SK하이닉스는 6%대까지 낙폭을 키웠고, 코스피는 6500선 아래로 밀렸습니다.(2026년 8월 25일 기준) 실적이 좋으면 주가도 따라 오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번 하락 역시 단순한 수급 문제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조금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근 반도체주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 국채금리가 있습니다.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 4.7%대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 5.2~5.3%대 ..

러닝, 숫자에서 조금 멀어지니 다시 보이는 것들

얼마 전, 열흘 가까이 이어졌던 무기력에서 벗어나려고 다시 러닝화를 신었던 이야기를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리듬을 다시 이었습니다. 하루 만에 모든 게 괜찮아진 건 아니지만, 일단 다시 뛰었다는 사실 하나가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오늘도 그 리듬을 이어가려고 새벽에 일어났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쉬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1시간 좀 넘게 내리던 비가 그쳤습니다. 잠시 고민은 했지만 주저 없이 옷을 갈아입고 신발끈을 조여맸습니다.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분주했습니다. 한강이 가까워질수록 그 분주함은 점점 잦아들었습니다. 한강에서 달리는 동안 들리는 건 제 숨소리, 운동화가 바닥에 닿는 소리, 새소리, 그리고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

회복은 불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며칠 전,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다시 열어봤습니다. 「무가치함은 사실이 아니라, 상실의 시기에 생기는 해석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준 문장이었고, 그때는 이 글 하나로 꽤 오래 버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데도 그때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장은 그대로인데, 그 문장을 읽는 제 쪽이 그때와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 글을 쓰게 된 배경은 오른쪽 어깨와 팔 부상이었습니다. 다치고 나서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몸은 이제 거의 다 회복됐지만, 예전에 하던 일은 이 몸으로 다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수입이 줄고 사람 만나는 일도 뜸해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보려고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3개월 전, 그 상실감 한복판에서 저 문장을 찾아냈고, 그 문장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