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치함 2

회복은 불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시 감당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다

며칠 전, 예전에 썼던 글 하나를 다시 열어봤습니다. 「무가치함은 사실이 아니라, 상실의 시기에 생기는 해석이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준 문장이었고, 그때는 이 글 하나로 꽤 오래 버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문장을 다시 읽는데도 그때처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문장은 그대로인데, 그 문장을 읽는 제 쪽이 그때와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 글을 쓰게 된 배경은 오른쪽 어깨와 팔 부상이었습니다. 다치고 나서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몸은 이제 거의 다 회복됐지만, 예전에 하던 일은 이 몸으로 다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수입이 줄고 사람 만나는 일도 뜸해지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보려고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3개월 전, 그 상실감 한복판에서 저 문장을 찾아냈고, 그 문장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

무가치함은 사실이 아니라, 상실의 시기에 생기는 해석이다

최근 한 드라마 제목을 보다가 마음이 멈추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드라마를 본 것도, 줄거리를 아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제목 하나가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처음엔 그냥 제목이 세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됐습니다. 그 문장이 마음을 건드린 이유는, 지금 내가 정말로 그 싸움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겉으로는 블로그를 쓰고, 색인을 확인하고, 애드센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 안쪽에는 더 깊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인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하던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수입이 줄고 외출과 사람을 만나는 일도 자연스럽게 뜸해졌습니다. 운동도 쉬게 됐는데, 그나마 마음을 붙잡아주던 행동 중 하나가 멈추니..